[전준우 칼럼] 협상의 품격 시리즈 '긍정과 부정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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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우 칼럼] 협상의 품격 시리즈 '긍정과 부정의 차이'
  • 스타트업엔(StartupN)
  • 승인 2021.04.0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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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는 협상의 기준이다

최근 가까운 지인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있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라서 적어본다.

“형. 인간은 이성과 감정의 동물이라고 하죠. 저는 이성의 지시를 받아서 행동한 사람들 중에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은 별로 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감정적인 행동을 해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 경우를 본 적도 별로 없습니다.”

부정적인 사고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만들어진다. 부정적인 사고에서는 긍정적인 것이 나올 수 없다. 감정에 치우쳐서 행동했을 때, 대다수의 경우는 치명적인 결과를 만든다. 선택권은 우리에게 있지만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협상을 시도해야 하는 문제라는 것도 사실상 기회이거나 파멸이거나 둘 중 하나인 셈이다.

태도가 협상의 기준인 이유는, 협상과정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상당히 다른 결과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부정적인, 혹은 거만한 태도 때문에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가 상실되어버린 경우가 많이 있을 것이다.

가까운 어느 지인은 결혼을 전제로 사귀다가 헤어진 이전 남자친구에 대해 상담을 해온 적이 있다. 남자분과 교제할 때는 심드렁하게 대꾸했지만, 헤어지고 난 뒤에서야 비로소 잘 헤어졌다고 축하해줬다.

“잘 헤어졌다니, 그건 또 무슨 소리에요?”
“그 남자분은 세가지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그게 뭔데요?”
“첫 번째는 복장입니다. 그 남자분 나이가 37살이라고 했죠? 남자 나이 37살에 양복 한 벌 없다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됩니다. 한 번도 타인 앞에서 격식을 갖추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직업(그 남자분의 직업은 음향디자이너이자 뮤지션이었다.) 특성상 자유분방한 것이 매력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에 대해 격식을 차리는 것과는 다른 문제에요.

두번째로 머리 스타일이 반삭입니다. 상대방이 나를 볼 때 어떻게 보는지, 나를 어떻게 대하는지 생각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20대 때는 젊은 패기로 다양한 헤어스타일에 도전해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서른이 넘어가면 반삭같은 머리스타일은 지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세 번째로 ‘신이 없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종교가 없는 건 문제가 안되요. 그런데 신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신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믿고 삽니다. 자기 자신을 믿고 살다가 큰 실패나 어려움을 당하면 여지없이 무너집니다.”
“글쎄요, 너무 주관적인 편견 아닌가요?”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이후에 다른 상대를 만나 결혼까지 성공했지만 마음을 헤아리는 지혜가 없었기에 결혼생활을 오래 유지하지 못했다.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이전에 알고 지내던 지인 역시 아내와 이혼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이 성격 차이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성격이 전혀 안 맞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안 맞는데, 사는 동안 그게 엄청난 스트레스였습니다.”

이혼 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혼 그 자체가 가장 훌륭한 선택인 경우도 있을 것이다. 모든 가정이 동일한 이유 때문에 어렵거나 행복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성격차이로 이혼을 선택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합당한 이유가 아닌 바에야 이혼은 '서로의 부족함을 채울 마음이 부족한 사람들만의 선택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나와 아내는, 성격차이 때문에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최선의 결과가 이혼이라는 것에 크게 수긍하지 못한다.

◇부정적 태도로 인해 만들어지는 불확실성

언젠가 지인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주었다. 당시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흥미롭게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서울에서 살고 있던 그가 지방에서 중요한 택배를 받을 일이 있었는데, 급히 받아서 처리해야 하는 문서와 물품이 들어 있었다.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고속버스를 통해 요금을 납부하고 버스터미널에서 택배를 받기로 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급하게 터미널로 가는 바람에 신분증을 챙기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별 문제야 있겠나 싶었는데, 신분이 확인되지 않은 사람이다 보니 터미널 화물관리자가 물건을 내주지 않겠다고 버티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었다.

“아저씨, 우리꺼 맞아요. 빨리 줘요. 전화 한 통 하면 확인 되는 거 아닙니까?”
“안됩니다. 당신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고 전화 한 통만으로 확인하고 줍니까? 이 안에 들어있는 게 마약인지 폭탄인지 내가 어떻게 알아요?”
“우리가 어딜 봐서 마약하게 생겼습니까?”
“그건 당신들 사정이지!”

한참 실랑이를 벌였지만 관리자는 물건을 내주지 않았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서 신분증을 챙겨오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했던 것이다. 결국 그는 간곡하게 사정을 해야 했다.

“선생님, 그건 아주 중요한 문서가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빨리 가져가지 않으면 회사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이게 중요한 건지 이상한 건지 내가 어떻게 압니까? 당신들 말만 믿고 물건을 내줬다가 나한테 문제 생기면 책임 질거에요?”
“결코 그런 일 없습니다. 저희 회사 주소와 회사 연락처, 명함도 남겨놓겠습니다. 꼭 부탁드립니다.”

결국 화물 관리자는 물건을 꺼내주었고, 가까스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해주었다.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 겪을 수 있는 불쾌한 경험, 그런 실랑이에 불과했다. 중요한 것은 지인의 반응이었다. 그는 이 경험을 두고 아주 감사한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일을 통해서 마음을 비우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살면서 인간이 마음을 꺾고 마음을 비워야 하는 기회를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된 일이며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인간은,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가장 세밀한 기계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정교한 마음을 갖고 있는 존재다. 앞서 언급한 상황은 누군가에겐 아주 불쾌한 경험, 혹은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굴욕의 시간이었을 수도 있다. 반면 그에게 있어서 위에서 언급된 상황은 누군가에게 반드시 도움을 받아야 하는, 그래서 마음을 비워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생각의 차이, 태도의 차이로 인해서 얻어지는 결과물도 확연히 달라진다. 협상이 마음을 통해 만들어지는 상호관계라는 점에서, 마음을 관리하는 것만큼 협상에 중요한 것도 없다. 사람을 잃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긍정의 형성과정

얼마 전 업무용으로 사용할 차를 구매했다. 나는 작은 경차보다 덩치가 큰 트럭이나 승합차를 좋아하는데, 안전하다는 장점 이외에도 다양하고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하지만 아내의 생각은 그렇지 않았다.

“안전을 위해서라면 큰 차를 사는 게 맞다. 하지만 안전운전하는 것만으로도 안전의 상당부분을 보장받을 수 있다. 차는 1,2년 타고 다니다가 바꾸면 된다. 그리고 여유자금 안에서 차를 구매하는 게 맞고, 무엇보다 업무용으로 타고 다니는 건데 굳이 큰 차를 살 필요가 있는가?”

우리의 목표는 큰 차를 구매하는 것도 아니었고, 대형차를 구매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업무용으로 타고 다닐 만한, 안전한 차를 구매하는 게 목표였다. 그럼 결과를 내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 그대로 따르는 것이다. 내 마음이 비워지면 아내의 말이 그대로 들린다. 아내가 아니라 어린 아이의 이야기라도 들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듣는다'는 사실이다.

글/사진=전준우 작가
글/사진=전준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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