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하게 스타트업의 희망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가장 큰 무기로 내세우는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아이디어다. 일터에서 혹은 취미나 일상에서 축적된 경험으로부터 기인한 번쩍이는 발상. 그 사소한 것이 때로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기도 한다.

의외로 성공한 스타트업의 사례들을 꼼꼼히 살펴보면 좋은 아이디어로 평가받은 것들이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될까?’라는 의문이 들었던 발상이 의외로 좋은 결과를 얻어낸 케이스도 있다.

아이디어에서 중요한 것은 ‘기발한’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시기에 모든 환경이 적용된 ‘시장성’ 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수요가 따라주지 않으면 수익성 상품이 되지 못한다는 기본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한 프랜차이즈 전문가는 요식업 시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재료는 닭, 돼지, 소라고 단언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재료가 제일 좋은 원료라는 원론적인 말이다. 이미 검증된 수요, 즉 긴 시간 동안 확인된 시장성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스타트업은 성장하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많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 경우 모든 조건, 즉 기발한 아이디어, 훌륭한 솔루션, 시장성 등이 모두 충족했다는 것이 전제다. 여기서 시장성이 빠지면 결과는 달라진다. 

마크 저커버그가 만든 페이스북은 그저 학생 관리 프로그램 정도였다. 하지만 유저의 장소를 알려주는 기발한 생각과 이를 필요로 하는 수요가 딱 맞아떨어져 순식간에 전 세계인을 유저로 확보했다. 사소했지만 너무도 편리하고 유익한 발상, 그리고 현대인들의 생활과 성향이 모두 반영된 시장성까지 딱 들어맞는 구상이었다.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었지만, 시장의 부재로 고생한 기업도 있다. 태권도 호구에 센서를 삽입해 득점 유무를 전자 장비로 판단하는 발상으로 2007년 창업한 기업 KPNP가 그렇다.

개발과 연구에 재투자를 반복한 KPNP가 빛을 보기까지 10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다. 현재 KPNP는 세계태권도연맹의 공인을 얻은 전 세계 두 개 업체 중 하나로, 210개 태권도 회원국 판매망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 됐다. 

창업 아이템을 찾고 있다면, 특별하고 현재 없는 것에만 과도하게 몰두할 필요는 없다. 현재 출시된 상품에 스캠퍼(scamper : 기존의 것에 ‘대체하기, 조합하기, 적용하기, 수정·확대·축소하기,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제거하기, 재배치하기’와 같은 7가지 질문을 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기법)를 적용해 도출한 발상으로 성공한 케이스도 허다하다.

핵심은 현재의 환경과 트렌드가 결합된 시장성의 유무다.

저작권자 © 스타트업엔(Startup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