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류’를 알고 해운대를 즐기자

대한민국 최고, 최대의 해수욕장 해운대. 연간 수 백만 명이 찾는 이곳. 감염병 때문에 줄었다 하더라도 작년에만 160여만 명이 해운대를 찾았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피서객이 찾을 그것으로 예상한다. 마천루가 보이는 화려한 도심을 바로 앞에 두고 드넓은 바다와 하얀 모래사장이 있는 아름다운 해운대는 전 세계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여름 휴양지일 것이다.

119 수상구조대원들은 이런 해운대를 벌써 20여 년 가까이 지키고 있다. 새카맣게 몰려드는 인파를 보며 한 시라도 눈을 뗄 수 없는 여름을 보낸다. 바다라는 자연이 주는 즐거움 뒤에는 파도가 주는 위험도 도사리고 있기에 매일, 매 순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물놀이 사고뿐 아니라 해수욕장 주변에서 일어나는 각종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응급환자가 생기면 기초적인 치료와 병원으로의 이송도 돕는다.

이안류 현상(사진=오기섭 소방장)
이안류 현상(사진=오기섭 소방장)

사람이 많으니 사고도 잦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것을 꼽으라면 역시 파도에 의한 사고다. 또 그중에서도 ‘이안류’라는 현상이 가장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 이안류란 해안으로 밀려오던 파도가 갑자기 먼 바다 쪽으로 빠르게 되돌아가는 현상을 말한다. 통상적인 파도처럼 밀려왔다. 금방 빠지는 것이 아니라 해저의 굴곡 지 사이로 물이 모여 머물다가 순식간에 빠르게 외해로 빠져나간다. 이때 물 위에 떠 있거나 근처에서 파도를 즐기는 피서객들은 파도에 휩쓸려 깊은 바다로 함께 빨려 나가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이안류 감시 시스템(사진=오기섭 소방장)
이안류 감시 시스템

이안류가 더욱 위험한 것은 예측이 힘들다는 것이다. 수면에서 보이는 파도의 형태만 봐서는 이안류가 생길 수 있는 동향을 눈으로 파악하기는 어렵다. 최근에는 국립해양조사원에서는 이안류 감시시스템을 해운대 해수욕장 수상구조대에 구축해서 파도의 수준별로 발생 예측을 하고 있어 도움이 되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현상 자체를 완벽히 알아차리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파도를 즐기다가 이안류를 만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부양 장비를 반드시 착용하자. 물놀이 튜브나 라이프 재킷 같은 몸을 수면에 띄울 수 있는 무엇이라도 붙잡고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비록 깊은 수심의 먼바다로 나가더라도 수상 구조대원에 의해 신속히 구조될 수 있다. 둘째, 이안류의 옆으로 빠져나오자. 나를 밀어내는 이안류를 거슬러 육지로 나가려고 하면 안 된다. 수 천 톤의 물의 힘을 인간의 두 팔로 저어 어떻게 이기겠는가? 이안류 현상이 없는 측면으로 수영해서 빠져나와야 한다. 셋째, 통제에 따르자. 이안류 감시시스템의 예측, 기상 정보 등을 통하여 수상구조대원들은 입욕을 금지하기도 한다. 즐거운 피서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없다. 오로지 안전을 위해 사전조치를 취하는 것이니 이안류가 물러가는 잠시라도 물에 들어가지 말자.

이안류 현상에 빨려들어 외해로 나가는 피서객들(사진=오기섭 소방장)
이안류 현상에 빨려들어 외해로 나가는 피서객들(사진=기상청)

파도가 부서지는 해안가를 보면 뛰어들어 몸을 맡기고 싶은 마음이 든다. 시원함과 함께 짜릿한 전율을 만끽할 수 있는 바다의 파도는 해수욕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이다. 해운대 해수욕장은 전 세계적으로도 이안류가 자주 그리고 강하게 발생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또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해수욕장이기도 하다. 해운대만이 주는 즐거움과 위험을 동시에 알아야 한다. 그래야 안전하고 즐거운 피서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글/사진 오기섭 소방장
글/사진 오기섭 소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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