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준우 작가의 '100만원짜리 휴대폰, 그리고 벤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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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준우 작가의 '100만원짜리 휴대폰, 그리고 벤츠'
  • 스타트업엔(StartupN)
  • 승인 2020.03.2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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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엔 특별기획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 시리즈. 전준우 작가의 교육과 경제에 관한 이야기

스타트업엔에서는 특별 기획으로, 사회 각계각층의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연재하고자 한다.  배우론, 교육의 힘, 탁월한 책쓰기, 초격차 독서법, 하루 10분 부모연습 (가제 : 부모가 되고 나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집필한 '전준우' 작가의 교육과 경제에 대한 이야기 이다.

◇ 합계출산율 1.05명    
◇ 출생아 수 35.8만 명

역대 최저를 기록한 2017년 합계출산율.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아용품 시장 규모는 점점 커져만 가고 있다. 국내 유아용품 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1조 8,900억 원에서 2015년 2조 3,700억 원으로 증가했다.

무엇이든 다 해주고 싶은 부모의 심리를 겨냥한 유아용품 시장 마케팅이 무척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다. 현업에서 종사하고 있는 사업자들에게는 무척 반가운 소식이지만, 다른 측면에서 봤을 때 반갑다기보다는 우려되는 마음이 크다. 

"2학기 되면 100만 원짜리 휴대폰 사준댔어요."

교육기관에 재직할 때 6학년 남학생에게 들은 말이었다. 비싼 신발과 가방, 패딩을 입고 다니던 그 녀석은 대기업에서 근무하시는 아버지 슬하에서 자랐다. 모든 것이 풍족했다. 가난보다 풍족함이 편리한 것은 사실이다.

기회를 보는 눈이 있고, 삶에 대한 애착이 강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꿈꾸면서 하루하루 달라지는 삶을 원하는 사람들은 모두 가난보다 풍요로움을 선택했고 그에 따른 결과 역시 아름다웠다. 존경심을 느끼게 되고, 풍성한 인격과 자신감도 두드러졌다.

그 모든 것들이 가난보다 꾸준한 성장을 통한 풍족함을 갈망하던 사람들에게서 발견되는 능력들이었다. 문제는, 풍족함이라는 성과를 통해 엉뚱한 방향으로 마음의 결이 만들어지는 경우다. 그리고 그리 풍족하지도, 그리 성공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치를 생활화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주변에 많이 있다.

사실 경제적 풍족은 다양한 조건들을 요구한다. 그저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세계가 아니다. 나도 어느 순간 그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살면서 탁월하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의 좋은 습관들을 체득화하는 장점이 있는데(잠자는 것, 먹는 것 빼고), 그중 일부분을 열거하자면 다음과 같다. 

◇ 일기를 쓴다. 
◇ 항상 책을 들고 다닌다.
◇ 티비 시청을 하지 않는다.
◇ 밀가루, 기름진 음식을 멀리한다. 
◇ 가족과의 대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 육체적, 영적 건강을 위해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묵상한다.

그런데도 나는 제대로 되는 일이 별로 없었다. 남들이 보기에 좋은 습관도 있고, 책도 몇 권 써서 작가가 되었는데도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보니 무척 초조해지고 답답했다. 어느 순간 답을 찾았다. 내게 없는 세 가지가 무엇인지 발견했다.

기업의 목표는 이윤 창출이다. 어떤 형태로든지 사업을 운영하는 개인 역시 마찬가지다. 개인이든, 회사든, 누구든지 구체적이고 창조적인 생산성과 기업가 정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동안 내게 수많은 어려움이 찾아왔음에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이유가 생산성, 창의력, 무엇보다 기업가 정신의 결여로 인해 발생되는 결과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월 소득이 최저로 떨어져서 차에서 펑펑 눈물을 쏟으며 속앓이하던 어느 시점이었는데, 아내가 첫째 아이를 임신한지 7개월 차가 되던 때였다.

100만 원짜리 휴대폰을 사용하던 초등학생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생산성과 창의성, 그리고 기업가 정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면, 아이를 교육하는 데 있어 부모가 어떤 가치 기준점을 갖고 올바른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교육의 성과는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하기 위함이다. 

부자는 무엇을 팔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하지만, 가난한 사람은 무엇을 살까를 고민한다. 

어느 지인에게서 들은 말이다. 20대 젊은 나이에 이미 수억 원의 연봉을 벌었던 이 젊은 사업가는, 가정을 이끄는 가장이 안정적인 가정경제의 안정을 위해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결과는 확연히 달라진다는 것을 내게 알려주었다. 그의 말과 같이, 기업가 정신이 결여된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앞에 보이는 이익에 치중하면서 사는 경향이 있다. 

◇ 사상 최대 취업대란
◇ 이태백, 사오정, 삼천포 
◇ 9급 공무원 경쟁률 사상 최대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이런 주제들은 개개인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결코 사라지지 않는 우리 모두의 문제다. 단지 사회문제로 치부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가 정신이 사라진 개개인의 모습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얼마 전 아이패드 프로 12.9인치를 구매했다. 고객들을 위한 프레젠테이션과 전자계약 업무를 하기 위해 키보드와 애플 펜슬까지 함께 구매하는데 200만 원 가까이 들었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그럼에도 구매를 후회하지 않는 이유는 200만 원을 주고 구입한 아이패드가 2,000만 원 이상의 가능성을 내포하기 있기 때문이다.

손을 벌벌 떨면서 구매한 아이패드로 나는 끊임없이 원고를 쓰고, 계약서를 작성하며, 유튜브 영상을 만든다. 사람들에게 강의를 하기 위한 자료를 만들고, 페이스타임으로 해외에 있는 친구들과 영상통화를 한다.

투자비용 대비 뛰어난 생산성을 자랑하고, 창의성을 증폭시키기에 무척 좋은 도구가 된다. 이는 곧 기업가 정신의 창조와 직결된다. 200만 원 가까운 목돈을 투자해서 구입한 아이패드를 들고 소파에 누워서 레이싱 게임이나 하고 있으면 얼마나 돈이 아깝겠는가?

100만 원짜리 휴대폰에는 많은 기능이 있다. 얻을 수 있는 게 얼마나 많은가? 그 휴대폰은 엄청난 생산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설립된 기업에서 제조하고 판매한다. 그리고 그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물론 대기업에 근무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누구나 선망하는, 훌륭한 직장에서 근무하는 뛰어난 사람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측면에서 봤을 때 직원을 하나의 부품으로 생각하면서 생산성과 창의력, 기업가 정신을 깡그리 무너뜨리는 회사에 소속되어 하루하루 버텨내고 있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일 수도 있다.

부익부 빈익빈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다. 그러나 정부의 탓으로만 돌릴 수도 없는 일이다. 

가난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세계는 분명히 많다. 매사에 신중해야 하며, 깊게 생각하면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마음의 길을 만들 수 있다. 그렇다고 생산성, 창의성, 기업가 정신을 갖출 노력조차 하지 않으면서 100만 원짜리 휴대폰을 선택함과 동시에 가난을 함께 선택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경제적 풍요로움에 대한 무조건적인 찬양, 혹은 경제적 안정과 풍족함이 최우선이라는 식의 주장을 펼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나의 경험을 들어 이야기해보겠다.

그 경험들을 통해서 내가 배운 마음의 변화에 대해,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내가 얻은 생각과 마음의 변화가 무엇이었는지 눈여겨보아준다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아내가 종종 내게 이야기하는 게 있는데, 흰색 세단을 타고 다니는 꿈이 이루어졌다는 거다. 흰색 세단을 몰고 다니는 자신의 모습을 자주 상상했다고 이야기하면서, 결혼하고 몇 년이 지난 뒤 구매하게 된 차를 참 좋아했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 덥석 구매한, 계획에도 없던 세단이었다. 앞서 타던 차가 불법 유턴을 하는 차량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들이받은 뒤 폐차 처리를 해야 할 정도로 박살 났기 때문에, 과시욕과는 별로 상관없는 차가 생겼다. 뜬금없이 아내의 <어릴 적 꿈>이 이루어진 셈이다.

어쨌거나 승차감이나 안전성에서 이전 차보다는 훨씬 나았고, 피곤하면 잠시 누워서 눈을 붙일 수 있을 정도로 공간도 넓었다. 물질적인 소유물 중에서 아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보물 1호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자신의 차를 좋아했다.

차에 별다른 흥미가 없는 나는 매달 할부금 갚는 데에만 집중하기로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벤츠를 타고 싶다는 마음이 든 것도 그 무렵이었다. 차에 대한 소유욕이나 욕심보다는, 다분히 지적인 차원에서의 변화였다.

BMW7시리즈를 소유하고 있는 지인이 있다. 그는 자신의 차에 대해 굉장히 만족해하며 이렇게 이야기하셨다.

"이 차는 국산 대형 차들보다 훨씬 좋은 기능들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그만큼 기술력에서 앞서나간다는 말입니다. 지금 국내에서 출시되고 있는 대형차 성능은 모두 10년 전에 독일에서 만든 차들이 갖고 있는 성능이에요. 그런 기술력은 쉽게 따라갈 수 없습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그분은 굉장히 스마트하고 지적인 면이 있었다. 몇 마디만 이야기를 나눠봐도, 평소에 만나는 사람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생각이 깊은 분이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과소비와는 거리가 먼 인생을 살아오신 분이었지만, 차는 좋은 차를 타고 다녔다. 이유는 분명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분들이 벤츠나 BMW 같은 수입차를 타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냥 좋은 차를 타고 다니는 자기만족감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안정성, 나이와 직업에 걸맞은 차를 고려하는 것도 나름대로 이유가 되겠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그런 차를 타는 건 10년 이상 앞서간 기술력과 마음을 같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벤츠나 BMW처럼 좋은 차를 타고 다니면 그런 차를 탈 만한 능력과 마인드가 있는 사람들과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게 결정적인 이유지요. 탁월한 사람들과 인연을 맺기 위해서 벤츠나 BMW는 꼭 타고 다녀야 합니다."

비슷한 말을 다른 지인에게서 들은 적이 있었다. 그 역시 벤츠 오너였고, 70평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성공한 사업가였다.

"국내 중형 승용차와 다른 건 별로 못 느낍니다. 벤츠를 타는 이유는 딱 한 가지인데, 안전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좋은 차를 한 달 타고 다녀도, 좋은 집에 한 달을 살아도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좋은 차네, 좋은 집이네, 하고 맙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마음으로, 어떤 가치를 추구하면서 사느냐입니다. 외제차 그 자체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그가 타고 다니는 벤츠는 100만 원짜리 최신형 휴대폰 250대와 맞먹는 가격이었고, 매달 유지하는 데만도 최신형 스마트폰을 두 대나 더 구입할 수 있을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그럼에도 경제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심드렁한 표정으로 자신의 벤츠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제 주변에 있는 친구들 평균 연봉이 제 연봉입니다. 어떤 친구를 만들지는 내 선택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서울에 강의가 있어서 KTX를 타고 가야 했는데, 실수로 티켓을 예약하지 않아서 일반석이 모두 매진되어 버렸다. 1등석에는 자리가 비어있었지만, 2만 원이나 더 주고 가야 했다.

'2시간이면 가는 거리인데 굳이 2만원이나 더 주고 1등석을 타야 하나' 싶었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서 할 수 없이 1등석을 결제했다. 그리고 1등석을 타고 가면서, 내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직감으로 알았다. 1등석은 불과 2만 원 비싼 티켓이었지만, 함께 동승하는 사람들의 수준은 2만 원이 아니었다.

내 옆자리에 앉아있던 분은 5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중년 남성이었다. 말없이 조용히 앉아서 노트북으로 열심히 서류작업을 하고 계셨다. '무슨 일을 저렇게 열심히 하고 계시는가' 싶어서 잠든 척 눈을 감고 곁눈질로 흘깃흘깃 쳐다봤다. 내용은 보이지 않았지만 <ㅇㅇ보고서>, <00자금운용안> 이라고 쓰여 있었다.

건너편에도 비슷한 분이 앉아 있었다. 역시 5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중년 남성이었다. 아이패드로 서류 작업을 하면서, 연신 영문 서류를 뒤적거리고 있었다. 스마트 워치로 메시지를 확인하고, 신문도 스크랩하고 있었다.

두 남성의 행동은 단순했지만, 알 수 없는 기품이 있었다. 시대를 앞서나가는, 혹은 생각의 밀도가 굉장히 촘촘한 사람들처럼 느껴졌다. 50대가 되면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가 누가 묻는다면 '이렇게 되고 싶다.' 하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품위가 있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50대가 훌쩍 넘은 분들이 사용하는 아이패드와 스마트워치는 느낌이 달랐다. 부자들, 풍요롭게 사는 사람들은 막연히 돈이 많은 사람들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앞서나가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

지금도 나는 그들이 누군지, 무슨 일을 하시는 분들이었는지 모른다. 다만 추측건대, 그들은 1등석에서 풍겨지는 지적인 분위기의 풍성함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다는 것과, 일반 사람들의 범주를 뛰어넘는 유연한 사고의 소유자들이었을 거라는 사실이다.

100만 원짜리 휴대폰을 덥석 구매할 수 있는 경제력이 있다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훨씬 더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다. 그리고 100만 원짜리 휴대폰은 10만 원짜리 휴대폰보다 훨씬 더 편리하고 많은 기능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편리하고 많은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 10대 청소년의 57%가 하루 평균 4시간의 휴대폰을 사용하면서 부모님과 갈등을 겪고 있다. 이처럼 100만 원짜리 휴대폰은 부모님과 아이들의 갈등을 유발하는 데 비해, 100만 원짜리 휴대폰보다 250배나 더 비싼 벤츠를 타고 다니는 성공한 사업가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폴더폰을 사주었고, "스무 살이 되면 학비는 네가 알아서 벌어라."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글/사진 전준우 작가
글/사진 전준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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