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5장 29절에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미국 사회학자 로버트 킹 머튼(Robert King Merton•1910~2003)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어나는 부의 집중 현상을 가리켜 ‘마태 효과’라고 명명했다. 그는 가진 자는 더 많이 갖게 되고, 없는 자는 더욱 빈곤해지는 현상을 분석하고 설명하면서 신약성경의 마태복음 구절을 인용했다.

사실, 마태복음 25장 14절에서 30절을 보면 주인은 타국으로 가면서 3명의 종에게, 1 달란트, 2달란트, 5 달란트씩을 나누어 주었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주인이 돌아왔다. 5 달란트 받은 자는 장사를 하여 5 달란트를 남기고 2 달란트를 받은 자도 장사하여 2 달란트를 남겼다. 그런데, 1달란트를 받은 하인은 땅에 묻어 놨다가 그대로 1달란트를 바치는 내용이 나온다. 마태는 내 소유와 존재를 다해 천국에 투자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강조하는 것이다.

파슨스, C. 라이트 밀즈와 함께 미국 사회학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로버트 K. 머튼(Robert King Merton, 1910~2003)
미국 사회학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로버트 K. 머튼(Robert King Merton, 1910~2003)

본래, 머튼 교수가 제안한 마태효과는 개인이나 집단이 어떤 방면(금전, 명예, 지위)에서 성공하고 앞서면 강점이 쌓여 크게 발전할 기회를 얻는다는 원리다. 즉 성공은 더 큰 성공을 낳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요즘은 자수성가형이 아닌 부의 대물림 즉, 출발선이 다른 환경이 확대되면서 개천에서 용 나는 시절은 사라지고 어디에서 사는지 부모님, 심지어는 조부모의 자산과 배경까지 중요해진 사회가 심화되고 있다.

이른바 금수저는 날 때부터 가진 유리함을 바탕으로 다이아몬드 수저가 되고, 흙 수저는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평생 금수저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이야기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누구는 고등학생임에도 엄마 찬스로 고가의 서울대 장비를 맘대로 사용하고 누구는 아빠 찬스로 좋은 대학 가고 하는 유사 사례들이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의 젊은 창업가들은 자본도 인맥도 경험도 부족한 상황에서 도전한다. 10년 전 필자는 한중 문화교류 사업을 위해 중국 전역을 자주 다녔었는데 처쿠카페(????, 30위안짜리 커피 한 잔을 구매하면 하루 종일 카페를 이용할 수 있으며 전기, 인터넷, 회의실, 복사기 등 업무를 볼 때 필요한 서비스가 지원된다)에서 커피 한 잔과 식빵으로 하루를 버티면서 힘겹게 일을 하던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이 들을 만났었다. 돈도 없고 인맥도 없는 젊은 창업가들이 모여서 서로 격려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맘에 맞으면 팀이 되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모습을 보면서 각자 가진 게 부족해도 함께 나누고 공유하고 힘을 합치면 추진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었다.

금수저와 흙 수저는 분명히 출발선이 다르다. 그렇다고 결승선에 흙 수저가 먼저 도달할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1달란트를 땅에 묻었다가 주인에게 안전하게 그 대로 가져다주고 질타를 받은 하인이 아니라, 비록 1달란트라도 어떻게 하면 키울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가치를 제고하려는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은 물론 산업 전반의 Value Chain이 재편될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예상을 하고 있고 실제 그러한 현실을 매일매일 확인하고 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역량을 차분하게 정리하고 시대의 흐름에 맞게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자문하고 주변에 확인하고 적용하면서 미래를 구축해 나가는 작지만 실천적인 과정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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