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 성공적인 스타트업이 많은 이유

◇스웨덴의 스타트업

우리에게 스웨덴은 우수한 사회 복지 제도와 실용적인 인테리어 디자인 또는 건실한 엔지니어링 기술을 가진 나라로 알려져 왔다. 마인크래프트 게임, 스포티파이 음원 서비스, 스카이프 화상 통화 등, 오늘날 우리는 스웨덴의 스타트업이 낳은 여러 창의적인 서비스를 일상에서 누리며 살고 있다.

스타트업이 많이 생겨나고 또 성장하는 것은 한 국가의 시장 경쟁력 확보뿐만 아니라 고용증대 및 국민 생활수준 향상에 기여하는 일이다. 스웨덴은 세계적으로도 세금이 높기로 유명하며 직원들에 대한 복지제도가 매우 잘 되어 있는 나라이다.

소득세가 높다는 것은 기업가로서는 예상 수익이 줄어들 수 있으니 새로운 회사를 창업하려는 인센티브가 줄어드는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이러한 풍요로운 환경은 혁신적인 기업가 정신이 발달하는데 저해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웨덴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세계 최고 수준의 IT기반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수 많은 스타트업을 배출하면서, 글로벌 스타트업의 허브라는 명성을 누리고 있다. 수도인 스톡홀름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구당 특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유니콘 (미화10억달러의 가치를 인정 받는 비상장 신생 벤처기업)의 수가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도시였다.

2020년 초 기준으로 순수한 의미에서의 유니콘으로는 Klarna와 Spotify가 있다. 전자상거래 지불 서비스를 제공하는 Klarna는 유럽18 개국 6천만 명의 소비자에게 지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Spotify는 1억 명 이상의 유료 가입자를 대상으로 3 천만 곡 이상의 음원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80 억 달러가 넘는 Spotify의 기업 가치는 곧 데카콘(기업 가치가 미화100억 달러가 넘는 비상장 신생 벤처기업)의 타이틀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전히 건실히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대기업의 인수합병에 따른 소유주 변경으로 더이상 유니콘이라 불리지 않는 기업들도 있다. Skype는 2011 년 Microsoft에게 85억 달러에 인수되었고, Minecraft의 제작사 Mojang도 2014 년에 25억 달러에 Microsoft에 매각되었다. 

Candy Crush 게임 제작사인 King Digital 은 Activision Blizzard가 59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렇게 해외 투자사들이 거금을 들여 스웨덴 스타트업을 인수 합병을 하려고 하는 것은 물론 그만큼 그 스타트업들의 미래 가치가 더 크기 때문이다.

◇스웨덴은 왜 스타트업이 많은가?

인구가 1천만명이 불과한 이 작은 나라가 젊고 혁신적인 신생기업을 이리도 많이 배출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스웨덴의 자율적이고 관료적이지 않은 비즈니스 문화를 일단 생각해보게 된다.  여기에 스웨덴 사람들의 창의적인 사고방식과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이 높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창업초기부터 세계 시장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이 많으며 신기술 개척을 중심으로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정부의 전략적인 지원도 꼽을 수 있다.

OECD의 경제학자 Flavio Calvino은 ”스웨덴의 스타트업은 생존율이 높고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빠르다.”고 한 바 있다.  1990년대 이후 규모는 작지만 꾸준한 경제 성장을 해온 스웨덴에 수많은 신생 기업이 생겨나고 또 빠른 속도로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규제 완화

1990년 이전에 스웨덴은 국가가 통제하는 공기업들이 독점적으로 시장을 장악하는 규제가 심한 경제였기에 신생기업으로서는 시장진입 자체가  어려웠다. 이후 경제 성장을 위해 교통, 통신, 교육 등 여러 산업에 걸쳐 독점적으로 행해왔던 각종 규제가 완화되어 민간 기업들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신생 기업이 기존의 대기업과 경쟁하기가 쉬운 환경이 되었다.

▲정책 수정

1990년 이전에는 외국인이 스웨덴 기업에 대한 소유권을 가질 수 없도록 하는 보호주의 법률이 있어 스웨덴 시장에서는 외국 기업과의 경쟁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1993년 대규모 합병 또는 경쟁 금지 관행을 철폐하는 경쟁법 (Competition Act)이 도입되면서 외국 대기업들에게 문호를 개방했다. 이후 외국 기업들에 의한 대표적인 스타트업들의 인수합병이 이루어졌고, 이는 스웨덴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강력한 인센티브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경쟁에서 밀리는 기업들을 강력히 도태시킴으로써 시장 경쟁력을 높이게 되었다.

▲세율 감소 

52%에 이르던 스웨덴의 법인세는 1991년 30%로 감소하였고 2020년 현재는 22%이다. 소규모 신생 기업들에게는 세금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2000년 들어서 상속세와 부유세를 없앰으로 해서 여유 자본을 가진 부자들이 엔젤투자자로서 발전 가능성을 보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등 경제에 재투자하여 금융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고속 인터넷 정보 기반

이러한 여러 규제 완화 정책들은 1990년대 인터넷 등장과 더불어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실험적인 정신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생길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컴퓨터 사용은 물론 디지탈식 사고방식을 지향하는 기업들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해왔다. 오늘날 스웨덴은 인구의 95% 이상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속도를 자랑하는 국가 중 하나가 되었고, 초고속 인터넷 정보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무수히 생겨나게 된 것이다.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생태계 조성

혁신적인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만 자금력과 시장 경험이 부족한 신생기업의 기존의 시장의 진입장벽을 뚫고 시장에 진출하기도 어렵고 또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해나가기도 힘들다.  

스웨덴은 (특히 유럽연합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경제 성장의 씨앗이 될 스타트업들이 사장되지 않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재정적인 지원은 물론 전문지식 컨설팅, 인력, 인큐베이팅 시스템 지원 등 전방위적인 지원을 아까지 않는다. 정부와 연구기관 그리고 기업들이 포럼을 통해 이에 필요한 규제 개혁을 함께 논의한다. 

수도인 스톡홀름에는 The Factory, Epicentar, SUP46, Things, Norrsken House 등 다수의 스타트업 허브가 조성되어 있다. 특히 2019년에 설립된The Factory는 100개가 넘는 스타트업과 스케일컵, 벤처 캐피탈, 연구실 등이 모여있는 북유럽 최대 혁신 기술 허브이다.

스톡홀름 최초의 디지탈 혁신의 장이라 할 수 있는Epicentar에는 일년 내내 세계적 수준의 워크샵과 국제적인 강의가 열리고 있다. 스타트업의 특별한 성장 잠재력을 평가하고 투자하려는 엔젤 투자자들과 인큐베이터들도 모여 있으며, 개별 스타트업 기업 사이의 친목 교류는 물론 콜라보레이션을 위한 각종 이벤트가 연중 줄을 잇고 있다.

참고로, 스타트업 분석기관인 스타트업게놈(Startupgenome.com)은 매년 세계의 주요 도시를 기준으로 스타트업 생태계 순위를 발표하는데, 2019년 기준으로 스웨덴은 그전 해 보다 3단계나 상승하여 8위를 차지하였다. (아쉽게도 서울은 30위권내에 포함되지 못했다.)

자료: www.weforum.org (2017년 10월 발표자료)

세계경제포럼 (World Economic Forum)이 세계에서 가장 디지탈화된 경제라고 칭한 바 있는 스웨덴, 그리고 창의적인 도전을 존중하고 실패를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 스웨덴 사람들. 이런 자유로운 환경에서 초고속 인터넷 기술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또 정부와 지역 사회의 전략적이고 통합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다.  스웨덴의 경제가 앞으로도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

◇2020년 주목할만한 스웨덴 스타트업

▲Northvolt (2016) 테슬라의 전직 매니저인 피터 칼슨이 스웨덴 북부에 설립한 리튬이온 전지 생산 기업. 창업 3년만에 폭스바겐, BMW, 골드만삭스등으로부터 1조2천억원 (US$1 billion) 투자 성사 시킴. 현재 연간 총 생산량은 16 GWh 이지만, 조만간 연간 32 기가와트를 생산 하는 유럽 최대 밧데리 생산지 중 한 곳으로 성장 할 것으로 예상중.

▲Kry (2014) 환자와 의사간의 온라인 화상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서, 최근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디지탈 의료 서비스 부문의 선두업체임. 지금까지 140만 건 이상의 진료를 기록하면서 현재 스웨덴 일반 진료 전체의2%를 차지함. 현재 기업가치 약 1조원으로 평가되고 있음.

▲Tink (2012) 은행 및 금융 기관이 고객들에게 정보기반 재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오픈뱅킹 플랫폼을 지원하는 핀테크 기업. 현재 기업 가치가 5천6백억원(€415 M)으로 평가를 받으며 BNP Paribas Fortis, ABN AMRO, SEB, Klarna 등을 협력업사로 두고 고속성장 중.  

▲Voi Technology (2018)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도시내 친환경 이동 수단을 제공하는 기업. 창업 첫해 600억원 (US$50M) 의 투자금을 바탕으로 스웨덴은 물론 유럽시장 전역에 전기스쿠터 출시함.  현재 15만명이 넘는 회원들의 인기를 얻으며, 현재  약 25 000대의 Voi 전기 스쿠터가 활용되는 중.

▲Mathem (2009) 온라인 식품 판매 사이트. 스톡홀름 시내 대형 수퍼체인ICA 의 한 수퍼내 매장된 식품을 배송하는 사업을 시작으로, 2016년 당일 배송을 시작한 스웨덴 최초의 인터넷 식료품점이 되었으며, 2018년 현재 약 13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연매출1600억원 (1352MSEK)이 넘는 기업으로 급성장 중.

글 : 이선경 Scandiko Business Consulting 대표 / 자료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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