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과거와의 단절에서 시작된다”

20세기 논문인용 횟수가 가장 많은 사회심리학의 창시자인 ‘쿠르트레빈(Kurt Lewin, 1890~1947)’이 그룹다이내믹스의 기본이 되는 “해동(Unfreezing) -> 혼란(Moving) -> 제 동결(Refreezing)”의 모델을 통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우리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지금까지의 방식과 행동양식을 버리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Kurt Lewin
Kurt Lewin

20여 년 전 한 회사에서 변화관리(Change Management)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공기업 기반의 탄탄한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보니 매출은 기본적으로 달성되고 급여도 꽤 높게 안정적으로 지급되고 있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고 인터넷의 폭발적인 활용으로 소비자들의 소비패턴도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구성원들은 기존의 것을 잘 유지하는 게 일을 잘하고 있음에 확신이 있었다.

우스갯소리로 치부할 수 있지만, 일부 임원은 Management를 바꾸(Change)려는 경영기획실의 숨은 의도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다녔다는 소문도 있었다. 기존 조직, 규정, 프로세스 등등 새로운 시대에 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전사 구성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하고 각 조직 별 주요 인사를 대상으로 인터뷰도 했다.

그런 결과로 제도를 수정하고 그 제도를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한 시스템이 구축되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회사 차원 많은 시간과 리소스를 투입하여 국내 여타의 기업에서 도입하지 않은
제도 도입 등 나름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과거의 것과 완전 이별이 없는 개선으로 기존의 것을 업그레이드하는 효과는 거둘 수 있었지만 혁신의 진정한 맛을 볼 수는 없었다.

미국의 임상심리학자인 윌리엄 브리지스(William Bridges, 1933~2013)는 그의 저서 『How To Live, 갈림길에서 삶을 묻다』에서 ‘변화는 부정적이거나 두려워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일이며 자신을 훨씬 성숙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경력이나 인생의 전환기는 어떤 것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떤 일이 끝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어떤 것이 끝남으로써 새로운 것이 시작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는데 의미를 부여하지만 진정한 혁신은 무엇을 어떻게 잘 끝내냐 하는데 그 출발점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바라고 기도하고 있다. 모두 어려운 현실을 버티기도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위기 속에서도 기회는 존재한다.

인도의 길가에서 표범이 쉬고 있고 코끼리가 거리를 활보하는 멈춰버린 듯한 상황이지만 과거와의 끈을 어떻게 자르고 새로운 방향을 만들어 갈지 차분히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역설적으로 지금 이 상황은 과거와의 단절을 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될 수 있다. 모두가 두려움에 떨고 현실을 고민할 때 혁신적인 기업가는 변화의 길을 모색하면서 미래를 개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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