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 없는 규제를 풀지 못한 상태에서 무조건적인 스타트업 지원은 오히려 독

외국인 투자가들 사이에서 한국은 배제되어 가고 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한국 투자를 포기하고, 동남아시아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한국이 내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기업하기 힘든 나라로 인식되었다.

최근 벨기에에 본사를 두고 있는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특수소재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솔베이가 한국 투자를 포기하고 싱가포르 투자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솔베이는 2016년 한국 새만금 공장에 12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한국 투자에 적극적이었던 기업이었다.

솔베이의 한국 투자를 포기하게 만든 결정적인 이유는 최근 강화된 화학물질 관련 규제와 주 52시간 근로제 등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외국 기업 조세감면이 폐지되면서 이러한 결정을 더더욱 부채질했다.

싱가포르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외국 기업 유치를 위해 오히려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하는데, 한국은 그나마 있던 혜택도 폐지하고, 다양한 규제로 스스로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 되었다.

외국기업이 힘들어하는 한국의 기업 환경으로는 ▲화학물질 관리(R&D용 화학물질에 신규 성분이 있으면 신고 관리 대상 물질 1940종[일본 562종의 약 3.5배], 지방 환경청마다 다른 신고 절차) ▲이중부담(해외에서 차 탄소 배출량 기준 통과해도 한국서 재검) ▲주 52시간 근로(예외 인정하지 않는 엄격한 적용) ▲소통 부족(기업 관련 규제 도입 때 외국 기업과 사전 협의 부족) ▲투자 유인책 부족(외투법상 조세감면 혜택 작년 말 폐지) ▲임금 부담(생산성은 선진국의 60% 수준인데 임금은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 등이 있다.

한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29.8% 급감했다. 이 수치가 현재 한국의 상태를 잘 말해주고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정부는 스타트업 기업을 육성한다고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그에 반해 눈에 띄는 결과는 아직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타다'와 택시 사이의 갈등을 보더라도, 이른바 '타다 금지법'이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이미 6000억 원의 해외투자가 철회되었다. '타다'를 운영하는 쏘카가 해외 대형 사모투자펀드(PEF)로부터 6000억 원을 투자 받기로 했다가 최종 무산되었다.

서비스는 이용자가 편리하게 사용하고 불만이 없으면 그만이다. '타다'를 이용하는 이용객들은 '타다' 서비스에 만족을 느껴 지속적으로 이용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택시보다 비용도 20% 정도 비싼 '타다'를 서비스에 만족해서 선택한다는 것이다.

택시와 '타다'는 시장에서 경쟁을 잘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동남아시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그랩'의 경우를 살펴보면 모빌리티 공유경제의 성공사례를 엿볼 수 있다.

얼마 전 국내 배달 앱 1위 업체인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합병되었다. 국내 2위 배달 앱인 '요기요'도 딜리버리히어로에서 운영을 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국내 배달 앱 사업이 독일 업체로 넘어간 것이다.

신생 업체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국내 몇 안 되는 스타트업들도 자랑스러운 한국 기업으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정책도 반듯이 필요하다. 국내 스타트업 기업의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해외 스타트업 기업의 국내 진출 시 규제가 아닌 지원을 더욱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에는 규제에 막혀 고립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 자유롭게 경쟁하며, 선순환 될 수 있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조성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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