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구 지정 이후 투자유치에 성공한 포항은 ‘배터리 선도도시’로 도약
전기차 폐배터리에서 희귀금속 캐는 도시광산 실증도 11월말 본격 착수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박영선, 이하 중기부)와 경상북도(도지사 이철우, 이하 경북)는 경북(포항)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특구’가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며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가운데 ‘재사용 불가 배터리 재활용 실증’의 부대조건 이행 등 사전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돼 11월 30일(월) 본격적인 실증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배터리는 친환경 미래차 시대를 여는 핵심 자원으로 2025년 세계시장 규모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앞설 것으로 전망(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되고 있으나, 국내에는 관련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기업들은 초기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경북(포항)은 지난해 7월 국내 최초로 배터리 특구에 선정돼 잔존가치가 높은 전기차 폐배터리를 분리하고 보관하는 시작 단계부터 성능평가와 등급분류, 재사용과 재활용에 이르는 모든 공정에 대한 안전기준과 세부지침 등을 마련하고 있다.

이 같은 특구의 노력에 기업들도 화답하며, 특구가 위치한 블루밸리 산업단지는 1차 분양분이 100% 완판됐고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중소기업과 상생하며 특구 사업에 참여하고 있어 지정 당시보다 특구사업자 수는 2배 이상 증가(6→15명)했다.

그리고 신규 투자에서도 지에스(GS)건설 1,000억원을 비롯해 특구사업자와 관련 기업의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특구 지정(’19.7) 이후 배터리 관련 기업의 신규 투자현황

특구사업자인 에코프로지이엠은 860억원을 투자해 전구체 생산라인 공장을 신설 중이고, 뉴테크엘아이비도 음극활물질 공장 건설에 130억원을 투자하는 등 7개 특구사업자가 총 2,202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특구 지정에 힘입어 배터리 관련 기업의 투자와 기업 이전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이차전지 음극재 공장 건립에 2021년까지 2,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에는 블루밸리 산업단지에 공장부지 7만 8,585㎡를 매입해 기초작업 중이며, 포스코케미칼의 음극재 공장이 내년 건립되면 인조흑연 음극재의 국내 생산이 가능해져 가격 경쟁력 확보와 음극재 시장 점유률 상승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에코프로 이노베이션과 에코프로 씨엔지도 각각 730억원과 120억원을 이차전지 핵심 소재 생산 공장에 투자할 계획에 있어 특구 지정에 따른 연쇄효과는 총 3,35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실증사업 체계도
실증사업 체계도

특구의 실증사업도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3개 실증사업 가운데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종합관리 실증’과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재사용 실증’은 지난 7월 9일 실증에 착수했고, 이번에 ‘재사용 불가 배터리 재활용 실증’까지 본격적인 실증에 들어감에 따라 리사이클링 전 과정에 대한 안전성을 검증하고 경제적인 처리공정과 매각 등에 대한 기준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재사용 불가 배터리 재활용 실증’은 배터리 성능평가에서 디(D)등급을 받아 재사용 불가 판정된 폐배터리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모듈 내 미세전류를 방전시킨 후 파쇄해 유가금속(니켈, 망간, 코발트 등)을 추출하게 된다.

이번 실증을 통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배터리 소재(니켈, 망간, 코발트 등)를 폐배터리에서 추출하는 경제적 추출방안이 마련되고, 추출된 유가금속은 배터리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어 국내 배터리 기업의 소재 확보 유연성이 향상되고, 수입대체 효과도 뛰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는 전기차 폐배터리의 가치를 가늠할 기준이 없어 운전자가 전기차를 폐차 후 시·도지사에게 반납한 배터리는 한국환경협회가 운영하는 보관장소에 보관만 되고 유통(매각)이 불가했지만, 이번 실증으로 매각 기준이 마련되면 초기시장 형성에 걸림이 되었던 폐배터리 유통에 숨통이 트일 예정이다.

경북 배터리 특구 실증은 폐배터리 공급이 원활할 때 성과가 배가될 수 있다. 하지만 실증 초기에는 경북도가 보유한 폐배터리는 22개에 불과해 다양한 차종의 실증이 어려웠고, 실험 횟수도 제한되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중기부와 경북도는 폐배터리 확보에 노력해 제주도에서는 재사용 불가 배터리 6개를 10월 초 추가적으로 확보했고, 대구시 보유분 65개도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이전해 올 예정이다. 이로 인해 실증에 필요한 최소 수량(60개)을 초과 확보(100여 개)하게 돼 실증데이터의 신뢰성은 큰 폭으로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중기부는 경북 배터리 특구사업이 전반적으로 본궤도에 오른 만큼 실증 과정에서의 안전성 담보와 실증기간 내 성과 창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안전관리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하는 등 사후관리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며, 특구 내 혁신기업을 지원할 전용펀드를 올 연말까지 352억원 규모로 결성하여 투자하는 등 규제자유특구가 지역 혁신성장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중기부 김희천 규제자유특구기획단장은 “과거 제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며, 국내 철강산업을 이끌던 ‘철의 도시’ 포항이 특구의 성과를 힘입어 배터리 선도도시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며, “규제자유특구가 미래 전략산업의 전진기지요, 지역균형 뉴딜의 중추기제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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