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 워케이션이 지방을 살린다”… 다리메이커, K-혁신프로젝트서 공공기관 협업 모델 제시

공공기관 복지·지역 활력·육아기 지원을 한 번에… K-혁신프로젝트 오픈이노베이션 성료

2025-11-21     유인춘 기자
가족이 함께 떠난 패밀리 워케이션에서 부모는 업무에 집중하고, 아이들은 체험 중심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사내벤처에서 분사한 ㈜스타트폴리오가 주도하는 ‘K-혁신프로젝트’가 올해도 협업 성과를 이어가며 스타트업과 공공기관의 상생 모델을 확인했다.

21일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제2회 오픈이노베이션 행사에는 다리메이커를 비롯한 17개 스타트업과 순천대학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9개 공공기관 및 대기업이 참여해 창업 생태계 활성화, 일자리 확장, 민관 협력 구조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논의했다.

행사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기업은 다리메이커였다. 다리메이커는 업무와 육아를 분리하기 어려운 임직원을 위해 자녀 돌봄을 결합한 ‘패밀리 워케이션’ 솔루션을 소개했다. 부모는 워케이션 장소에서 업무에 집중하고, 자녀는 지역 기반 보육교사·교육 전공자 등 ‘두런선생님’이 운영하는 체험 중심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구조다.

지방 소멸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 모델은 단순 복지가 아니라 ‘생활인구 유입’이라는 지역 전략과 공공기관의 가족친화 경영·ESG 실천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강호산 다리메이커 대표는 “공공기관과 함께 가족친화 직장 문화를 만들어 나갈 기회를 얻게 돼 의미가 크다”며 “기관별 요구 사항을 반영한 맞춤 솔루션을 통해 실제로 체감되는 복지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K-혁신프로젝트는 지난해 4월 스타트폴리오가 시작한 민관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으로, 공공기관이 스타트업의 제품·서비스를 활용하거나 공동 개발해 혁신 사례를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단독으로 시도하기 어려운 실험적 프로젝트를 빠르게 적용할 수 있고, 스타트업은 신규 판로를 확보하며 사회적 가치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다.

㈜스타트폴리오 권우실 대표는 “스타트업과 공공기관이 함께 만들어가는 협력 모델은 ‘혁신경제’라는 국가적 목표를 실현하는 중요한 축”이라며 “프로젝트가 산업 전반에 혁신 흐름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도록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 ESG경영부 이희연 차장도 “민관 협력의 틀을 활용해 실제 일자리 창출과 성과 중심의 협업 사례를 만들겠다”며 “혁신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책임 있게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패밀리 워케이션은 공공기관 복지 강화와 지역 인구 순환이라는 두 과제가 중첩되는 위치에 있다. 다만 실제 도입 과정에서 예산 편성, 내부 인력 운용, 지역 프로그램 검증 등 해결할 과제도 남아 있어 추후 실행 방식과 효과 검증이 중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행사에서는 각 기관의 요구사항과 우려를 직접 교류하는 시간이 마련되면서, 단순한 행사 참여를 넘어 실질적 사업 추진을 위한 논의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스타트업과 공공기관의 협업은 그동안 ‘형식적 파트너십’으로 비판받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K-혁신프로젝트는 작년부터 이어온 실증 사례를 기반으로 실제 도입 가능성을 보여주며 협력 구조의 실효성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다리메이커의 패밀리 워케이션처럼 복지·지역경제·ESG를 아우르는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면서, 민관 협력의 스펙트럼이 한층 넓어질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