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 때만 먹나요?'... 안방 1열로 옮겨온 '제주 로컬 직거래' 승부수
15일 제주형 상생 플랫폼 '나는제주다' 그랜드 오픈… 유통 거품 뺀 B2B·B2C 통합 모델로 '일상 소비' 도전장
"제주는 소비하는 곳이 아니라 생활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의 손에 들린 기념품이 아니라, 육지 가정의 식탁에 매주 오르는 '장보기 아이템'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플랫폼이 등장했다. 오는 12월 15일 그랜드 오픈을 앞둔 국내 최초 제주산 로컬상품 직거래 오픈마켓 '나는제주다'의 이야기다.
'나는제주다(대표 김석찬)'는 복잡한 유통 단계를 걷어내고 제주의 생산자와 전국의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7월부터 물밑 작업을 통해 이미 100여 개의 지역 기업을 입점시켰다. 통상적인 지역 특산물 몰이 겪는 한계인 '단발성 구매'를 넘어 '일상적 반복 구매'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유통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유통 구조의 단순화다. 기존 제주 특산물은 여러 유통 단계를 거치며 신선도는 떨어지고 가격에는 거품이 끼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제주다'는 농가, 어가, 제주 청년 농부 등 생산 주체가 소비자에게 산지 직송으로 물건을 보낸다. 신선함은 잡고 가격은 낮추는 직거래 방식이다.
취급 품목도 다양하다. 겨울철 대표 과일인 감귤과 한라봉부터 흑돼지, 생선 등 축수산물은 기본이다. 여기에 베이커리, 반찬, 간편식 등 가공식품과 뷰티, 펫 용품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단순한 특산물 판매처를 넘어 종합 쇼핑몰로서의 구색을 갖추겠다는 의도다.
안정적인 물량 공급을 위해 비즈니스 모델도 차별화했다. 일반 소비자 대상인 B2C뿐만 아니라 기업 간 거래인 B2B 모델을 통합했다. 대량 수요를 확보해야 생산자도 안정적으로 물건을 공급할 수 있고, 플랫폼도 유지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이러한 전략은 입점 업체 수의 빠른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 7월부터 발굴에 나선 결과 현재 100여 개 지역 업체가 참여를 확정했다. 최근에는 제주 청년농부 단체와 상호협력협약을 체결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진용을 갖췄다. 오픈 전부터 임직원들이 올린 SNS 콘텐츠가 입소문을 타며 입점 문의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플랫폼을 이끄는 김석찬 대표는 음식물 폐기물 처리기 전문기업 '크리미크몬'의 설립자로, 현재 음식물류폐기물처리기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환경 분야에서 쌓은 업력을 바탕으로 지역 상생과 가치 소비라는 키워드를 이커머스에 접목했다.
김 대표는 "제주를 한 번의 여행처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 가정에서도 매주 장보듯 제주산 특산품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생산자에게는 정당한 이익을, 소비자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는 '상생 생태계'를 통해 제주 로컬의 진정성을 전달하겠다는 포부다.
'나는제주다'는 오는 15일 그랜드 오픈에 맞춰 얼리어답터 회원 대상 적립금 및 쿠폰 증정, 신규 입점사 이벤트 등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전개한다. 아울러 실시간 라이브 쇼핑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혀갈 계획이다. 제주 특산물이 '관광 상품'의 꼬리표를 떼고 전국민의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그 실험대가 곧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