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거대한 성장을 일컬어 스케일업이라고 한다. 소규모로 출발하는 스타트업이 중견기업으로 탈바꿈하려면 스케일업을 이뤄내야만 한다. 스타트업들은 스케일업을 성공의 과정이나 결과로 여기는 일이 많다. 

사실 스케일업은 스타트업 기업의 존폐라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 스케일업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하는 곳이 바로 기술창업 시장이다. 이런 결과는 통계 자료에 나온 숫자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2019년 한국 기술 창업 기업 숫자는 22만개를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벤쳐 투자액도 4조원 대를 넘어섰다. 그런데 이런 사실이 한국 기업 경제 성장으로 연결된다고 볼 수 없다. 최근 수년간 창업 기업이 5년 동안 지속될 확률 20%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시작에 치중된 정부 지원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 냈다고 지적했다. 스타트업들이 스케일업 할 수 있도록 도와야 경제 발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지원의 근본적인 목적은 일자리 창출,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등을 기반으로 한 경제 성장이다. 

수십만 개의 기업이 창출되는 것 보다 수만 개 기업의 중견 성장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결론이다.      

작년 정부가 추진한 창업지원 예산 중 중소벤처기업부에 투입된 것만 1조 2천억 원이 넘는다. 정부는 90여개의 창업 지원 사업을 내놓았지만, 스타트업 이후 기업 성장에 관한 지원책은 턱없이 부족했다. 

미국의 벤쳐협회 카우프만재단은 5%의 스케일업 기업이 늘어나는 일자리의 3분의 2를 차지한다고 발표했다. 오래전이지만 국내에서도 중소기업청이 비슷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현재 한국의 스케일업 기업 비율은 6.5%로 영국(12.9%), 이스라엘(11.4%)의 절반 수준이다. 벤쳐기업협회는 매출 1000억원 이상의 벤쳐기업이 2018년 기준 1.63%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이들 중 매출 성장률 20% 이상인 기업은 4.8%밖에 되지 않는다. 출발 기업에 비해 과정에서 낙오되는 기업 숫자가 터무니없이 많다. 

실제로 미국은 2014년부터 ‘스케일업 아메리카 이니셔티브’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교육, 멘토링, 기술 지원, 투자자 연결 등 스타트업 기업이 중견 기업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영국도 2014년 스케일업 인스티튜트라는 스케일업 육성 전담 기관을 설립하면서 스타트업의 지속적인 성장 지원에 치중했다. 

이와 같은 조사결과, 그리고 외국 기업 지원 사례 등이 우리 정부도 기업이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 이외에도 중견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지원 정책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저작권자 © 스타트업엔(Startup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