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판호 취득 이어 LATAM 공략 시동… 브라질 방송·OTT 네트워크와 마스터 판권 협상 착수

한국 애니 ‘모양새 친구들’, 브라질 FUEGO와 LOI 체결… 남미 진출 공식화
한국 애니 ‘모양새 친구들’, 브라질 FUEGO와 LOI 체결… 남미 진출 공식화

국산 애니메이션 '모양새 친구들(Shapes)'이 중국 시장 판호(서비스 허가) 획득에 이어 남미 시장 공략에 나선다. 12월 1일 중국 전역 방영을 앞둔 시점에서 지구 반대편인 브라질 유력 기업과 파트너십 논의를 시작하며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에듀테인먼트 기업 림팩토리는 최근 브라질의 콘텐츠 배급 및 플랫폼 기업 FUEGO와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기점으로 글로벌 마스터 판권 계약(Master Rights)을 위한 구체적인 협의에 돌입한다.

FUEGO는 브라질을 거점으로 라틴 아메리카(LATAM) 전역에 TV 채널과 OTT 플랫폼, 교육 콘텐츠 배급망을 보유한 기업이다. 특히 애니메이션과 완구, 출판 등 키즈 IP(지식재산권)의 현지화와 배급에 특화된 노하우를 갖고 있어 한국 콘텐츠의 남미 진출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

업계에서는 FUEGO가 '모양새 친구들'을 선택한 배경으로 남미 시장 특유의 선호도를 꼽는다. 남미 애니메이션 시장은 감정 표현이 확실한 캐릭터, 리듬감 있는 짧은 호흡의 영상, 교육적 메시지가 결합된 콘텐츠가 강세를 보인다. 도형과 삼원색이라는 직관적인 시각 언어를 활용한 6분 분량의 숏폼 애니메이션인 '모양새 친구들'이 현지 정서에 부합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점은 협상 시점이다. 통상적으로 해외 기업들은 해당 IP가 대형 시장에서 검증된 이후 판권 논의를 시작한다. 그러나 FUEGO 측은 '모양새 친구들'이 중국 시장에서 정식 방영을 시작하기도 전에 마스터 판권 확보에 뛰어들었다.

림팩토리가 중국 내 시즌1, 2 정식 판호를 취득하고 대규모 편성을 확정 지은 점이 IP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LOI에는 중남미 지역 우선 론칭 검토와 함께 방송, OTT, 출판, 완구 등을 아우르는 '원소스 멀티유즈(OSMU)' 협업 구조 논의가 포함됐다.

LOI 체결이 곧바로 본계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양측은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조율하기 위해 서울에서 첫 대면 미팅을 갖는다. 현재 FUEGO 경영진과 실무 책임자가 한국 방문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방한 기간 동안 FUEGO 측은 '모양새 친구들'의 세계관과 제작 공정을 직접 확인하는 실사(Due Diligence) 과정을 거친다. 또한 시즌제 확장 계획을 검토하고, 국내 완구 및 출판 파트너사들과 만나 사업성을 타진할 예정이다. 남미 기업 관계자가 직접 한국을 찾아 제작 현장을 둘러보고 파트너사를 만나는 것은 해당 IP의 사업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림팩토리는 이번 협약을 발판으로 '중국-남미-유럽'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있다. 중국 시장 안착 이후 남미 시장을 선점하고, 향후 유럽 교육 콘텐츠 시장과 글로벌 OTT 진출까지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모양새 친구들'이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과 남미라는 잠재 시장을 동시에 뚫어내며 K-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성공 사례를 남길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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