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반도체 등 미래 먹거리부터 금융권까지… 2025년 대비 인재 확보 '총력전'
서류 마감 임박… AI 역량검사·레퍼런스 체크 등 까다로워진 전형 '변수'

"꽁꽁 언 취업문 뚫릴까" 현대차·흥국생명 등 11월 '채용 큰 장' 섰다
"꽁꽁 언 취업문 뚫릴까" 현대차·흥국생명 등 11월 '채용 큰 장' 섰다

찬바람 부는 연말 고용 시장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통상 11월과 12월은 기업들이 한 해 살림을 정리하며 채용을 닫는 '비수기'로 통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현대자동차를 필두로 흥국생명, 코닝정밀소재 등 주요 기업들이 내년도 사업 확장을 위한 선제적 인재 영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를 기점으로 대기업 및 중견기업의 신입·경력 채용 공고가 쏟아지고 있다. 이번 채용의 핵심은 '실무 투입 가능성'과 '미래 신사업'으로 요약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단연 현대자동차다. 현대차는 오는 28일까지 대규모 경력 채용을 진행한다. 단순히 빈자리를 채우는 수준이 아니다. 모집 분야를 살펴보면 홍보/마케팅을 비롯해 연구개발 기획, 배터리, 반도체 등 회사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된 핵심 부서가 주를 이룬다.

특히 배터리와 반도체 분야 채용은 전기차(EV)와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전환을 가속하려는 현대차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채용 절차는 서류전형을 시작으로 면접, 인성검사 등을 거치게 되는데, 직무별로 요구하는 전문성이 상당히 구체적이므로 지원자들은 공고에 명시된 우대사항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금융권에서는 흥국생명보험이 내년도 전력 보강에 나섰다. 오는 23일까지 '2026년 채용연계형 인턴사원'을 모집한다. 상품 개발, 계리, 자산운용 등 보험사의 핵심 직무가 대상이다. 4년제 대학 졸업자나 내년 2월 졸업 예정자라면 지원할 수 있다. 인턴십 종료 후 정규직 전환이 걸린 만큼, 실무 면접과 임원 면접에서 직무 적합성을 얼마나 증명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제조 및 기술 분야의 알짜 기업들도 채용 대열에 합류했다. 엘티메탈은 27일까지 연구개발과 영업 직군 등에서 신입 및 경력사원을 찾는다. 특이점은 '전학년 평균 학점 3.0 이상'이라는 명시적 기준을 뒀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성실성을 중요하게 평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코닝정밀소재는 12월 2일까지 엔지니어와 경영지원직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서류전형 이후 온라인 필기전형과 화상 면접을 도입해 채용 효율성을 높였다.

이번 하반기 채용 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기업들의 검증 방식이 한층 정교해졌다는 점이다. 과거와 달리 단순 스펙 나열만으로는 서류 통과조차 장담하기 어렵다.

코스메카코리아의 경우 경력직 채용(26일 마감) 과정에서 AI 영상면접은 물론, '레퍼런스 조회(평판 조회)'를 공식 절차로 못 박았다. 이직 시장에서 지원자의 실제 업무 능력과 조직 융화력을 제3자를 통해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신호다.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역시 AI 역량검사를 전형 과정에 포함해 객관적인 데이터 기반의 평가를 예고했다.

현장의 인사 담당자들은 "연말 채용은 내년 사업 계획과 맞물려 있어 티오(TO)가 명확하고 합격 시 입사 일정이 빠르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며 "지원 직무에 대한 이해도 없이 '일단 넣고 보자'식의 묻지마 지원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업들이 저마다 생존을 위해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구직자 입장에서는 마감 기한이 11월 말에서 12월 초로 촘촘히 몰려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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