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테일' 업데이트, 광고주-인플루언서 직접 연결해 비용·시간 절감
단순 노출 넘어선 '매출 전환' 예측 데이터 제공... "일본 '오시' 문화 겨냥"
큐텐 메가와리 등 현지 프로모션 최적화, K-브랜드 진출 효율성 높일까
일본 시장 진출을 꾀하는 K-브랜드들이 겪는 고질적인 문제는 '속도'와 '효율'이었다. 현지 대행사를 끼고 진행되는 기존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섭외부터 콘텐츠 게시까지의 과정이 더딘 데다, 투입 예산 대비 실제 매출 효과를 측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마케팅 솔루션 기업이 중간 단계를 과감히 없앤 '비딩(Bidding)형' 시스템을 일본 시장에 내놓으며 승부수를 던졌다.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 솔루션 기업 스토어링크(대표 정용은)는 24일 자사의 리뷰테크 플랫폼 '포인테일(Pointail)' 업데이트를 통해 일본 특화 '비딩형 인플루언서 마케팅 서비스'를 공개했다. 핵심은 광고주와 현지 인플루언서가 대행사 없이 직접 조건을 조율하는 직거래 방식의 도입이다.
기존 일본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은 폐쇄적인 구조가 지배적이었다. 브랜드가 대행사에 의뢰하면, 대행사가 다시 인플루언서를 섭외하고 일정을 조율하는 다단계 구조 탓에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높고 승인 절차가 길어지는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
스토어링크가 이번에 선보인 서비스는 이 구조를 타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광고주가 캠페인을 등록하면, 참여를 원하는 일본 인플루언서가 직접 희망 원고료를 제시하며 입찰(Bidding)하는 방식이다. 광고주는 지원자들의 리스트와 제안 가격을 실시간으로 비교해 즉시 섭외할 수 있다.
특히 물류와 배송 시간이 생명인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 커머스 환경에서 '속도'를 무기로 삼았다. 섭외된 인플루언서가 브랜드의 온라인 판매처에서 상품을 직접 구매하고 수령하는 방식을 채택해, 제품 발송부터 콘텐츠 업로드까지 걸리는 시간을 대폭 단축시켰다. 회사 측은 큐텐(Qoo10)의 대규모 할인 행사인 '메가와리' 기간처럼 트래픽이 폭증하는 시기에 '빠른 지원-피드 업로드-매출 발생'으로 이어지는 사이클이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한 '보여주기식' 마케팅에서 탈피하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그동안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조회수나 좋아요, 댓글 등 단순 노출 지표(Vanity Metrics)에 의존해 실제 브랜드의 매출 기여도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스토어링크는 자사가 보유한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캠페인 성과를 '퍼포먼스' 관점에서 접근했다. 광고주는 인플루언서 선정 단계에서부터 단순 반응도가 아닌, 해당 인플루언서가 과거에 실제 구매 전환을 얼마나 일으켰는지에 대한 예상 성과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예산 집행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실질적인 ROI(투자 대비 수익)를 따져봐야 하는 기업들에게 유의미한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서비스 업데이트의 배경에는 일본 소비 시장 특유의 '오시(팬덤)'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소비자들은 자신이 신뢰하고 지지하는 대상(오시)의 추천을 맹목적으로 신뢰하고 구매로 연결하는 성향이 짙다.
스토어링크는 이러한 현지 특성을 반영해 '신뢰 기반 마케팅 전략'을 시스템에 녹였다. 무작위적인 노출보다는 팬덤과 깊은 유대감을 형성한 인플루언서를 선별하고, 브랜드 인지도 확산을 위한 시딩(Seeding)부터 구매 전환을 유도하는 단계별 접근을 지원한다. 또한 인스타그램에 편중되었던 채널을 엑스(X, 구 트위터), 틱톡, 릴스 등으로 확장해 매체별 특성에 맞는 도달률 확보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정용은 스토어링크 대표는 "일본 시장은 팬덤과 신뢰가 구매의 결정적 요인"이라며 "인플루언서 참여 데이터와 객관적인 성과 지표를 기반으로 K-브랜드가 불필요한 예산 낭비 없이 일본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비딩형 시스템이 일본 진출 초기 단계인 중소형 K-브랜드들에게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를 줄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다만, 비딩 시스템 특성상 원고료 경쟁이 과열되거나 콘텐츠 품질 관리에 대한 브랜드의 세심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점은 과제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