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농가 상생·깻묵 새활용·시민 RE100 혁신모델 주목… "가치가 규모를 이겼다"
직원 수가 많지 않은 지역 농민 기반의 작은 사회적기업이 국내 농식품 분야 최고 권위의 ESG 평가에서 대규모 공공기관과 주요 기업들을 제치고 대상을 수상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농업회사법인 내포(대표 박형)가 바로 그 주인공으로, '규모보다 가치가 우선'이라는 ESG 혁신의 선례를 남기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토종 들깨·참깨 전통기름, 천연수세미 제조 및 깻묵 새활용 제품을 유통하는 내포는 지난 21일 서울 LW컨벤션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농식품 ESG경영대상'에서 대상(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했다고 24일 밝혔다.
내포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등 쟁쟁한 대규모 조직 및 기업들과 함께 최고상에 이름을 올리며, 기업 규모가 아닌 실질적인 가치 실천으로 평가받는 ESG의 본질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역 농민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된 사회적기업이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는 분석이다.
내포는 지역농가와의 상생, 새활용 기술 개발, 탄소중립 실천 등 ESG의 핵심 가치를 꾸준히 실현해왔다. 특히 농업 현장에서 직접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독특한 구조는 독보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 모델로 심사위원단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20년 9개 농가로 시작했던 내포의 계약·협동농사는 불과 5년 만인 2025년 82개 농가로 대폭 확대되었다. 토종 종자 보존과 순환·공생의 재배 방식을 통해 농민 소득 안정과 지역경제 순환 구조를 구축하며, 고령화와 기후위기 속에서 농업이 지속 가능한 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환경(E) 부문의 혁신 사례로는 들깨·참깨 기름을 짜고 남은 부산물인 깻묵을 병뚜껑, 컵, 식기 등의 소재로 재탄생시킨 '깻묵 새활용(Upcycling)' 기술이 꼽힌다. 버려지던 농업 부산물을 활용해 폐기물 감축, 탄소 저감, 플라스틱 대체 재료 개발이라는 환경 영역의 ESG 가치를 동시에 실현했다는 점에서 국내외의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내포는 지역 주민들이 생산한 전력을 사용하는 '시민 RE100' 방식의 100% 재생에너지 사용 체계를 구축했다. 농식품 분야에서 찾아보기 힘든 지역사회 연계형 탄소중립 경영 모델로 인정받으며, 농촌형 탄소중립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내포의 박형 대표는 수상 소감에서 "작은 기업이지만, 농민과 환경을 위한 가치를 가장 앞세우는 것이 우리의 철학이다"라며, "이번 수상은 '규모보다 가치가 우선'임을 증명한 결과로, 앞으로도 농업 현장에서 ESG 경영을 실천하는 모범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내포의 이번 대상 수상은 기업 규모가 작더라도 진정성을 가지고 지역사회와 환경을 위해 움직이면 최고상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며, 대한민국의 수많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새로운 ESG 경영의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